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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오늘/엄마일기

기다리기

by 늘해랑한아 2024.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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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집안일들을 하고 난 후 시간이 남았다.

어떤 날은 집안일만으로도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가 있고, 또 어떤 날은 집안일을 하고도 시간이 남아 여유로운 하루가 있다.

어느 날이나 소중한 하루라고 생각한다. 집안일만 했다고 나를 위한 하루가 아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의 나에게는 집안일도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반짝반짝 깨끗해지고 정리가 되어가는 집을 볼 때면 괜스레 뿌듯할 때도 있다.

 

요즘 들어 아윤이가 단어를 하나씩 말하기 시작했다.

29개월 아이의 평균적인 언어발달로는 느린 것이지만, 그래서 생각이 많아지지만, 기다려보기로 했다.

아이를 지금까지 키우면서(아이의 인생에 비해서 너무나 짧은 기간이지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이를 믿고 기다리는 것이다.

기다린다는 것은 정말 정말 어렵다.

어른에게는 너무나 별거 아닌 일들이 아이에게는 10번을 해도 안 되는 일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어른은 그저 답답하고 내가 해버리고 싶어 지기 때문이다.

낑낑거리고 있는 아이를 볼 때 나도 모르게 손이 먼저 나갈 때가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그 순간을 꾹 참고 기다려주면 얼떨결에 해낼 때도 있고 수많은 연습 끝에 멋지게 해낼 때도 있다.

스스로도 해낼지 몰랐던지 어리둥절한 표정이 얼마나 귀엽고 기특한지.

아. 참길 잘했다. 기다려주길 잘했다. 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 적이 참 많다.

앞으로 이런 순간이 더 많이 다가올 텐데 그때마다 아윤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엄마가 되고 싶다.

 

어린이집을 보내면서 친하게 지내게 된 언니가 있다.

둘 다 걱정이 많아 만나게 되면 아이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어제는 언니에게 이런 말을 했다.

"언니, 언니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멋진 엄마예요. 다른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나는 왜 이럴까 싶겠지만 사람들은 보통 잘하는 것을 얘기하잖아요. 들여다보면 다 똑같이 엉망진창이에요.(ㅋㅋ)"

나에게도 매일 이렇게 얘기해 줘야겠다.

지금도 충분하게 잘하고 있다고.

블로그라는 공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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