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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오늘/책 읽기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by 늘해랑한아 2025.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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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신혼생활 에세이이다.

나의 취향과 전혀 맞지 않는 일본 에세이라서 기대를 전혀 하지 않고 읽었는데 너무 재밌게 읽었다.

내가 정주행 하는 유튜브 채널이 몇 개 있는데 그중에 북튜버인 아키노트 채널이 있다.

그분이 추천해 준 책인데 가볍고 쉽게 읽혀 좋았다.

결혼한 여성이라면 더더욱 공감될 것이다.

 

 

P 31

가끔은 외간 남자를 만난다. 외간 남자는 아주 친절하다. 예의 바르고, 얘기도 많이 해준다. 나와 내 일을 칭찬해 주고, 잔이 비기 전에 재빨리 한 잔 더 주문해 준다. 물론 나는 외간 남자의 그런 배려가 반갑지는 않지만, 남편이 그렇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남자도 자기 아내에게는 이렇게 친절하게 굴지 않겠지, 하고 생각한다.

 

P 45

결혼하고 두세 달 지나면 결혼 생활에서 밥이 얼마나 큰 관건인지 싫어도 깨닫게 된다. 회사에서 돌아오면 밥을 먹고 자는 그 일련의 행동에 군더더기 하나 없는 남편의 모습을 보다 보면 마음속에서 예의 진부한 의문 - 이 사람, 혹시 밥 때문에 나랑 결혼한 거 아니야 -을 떨어내기가 어렵다.

 

P 55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 사람은 왜 서랍을 열어놓고 닫지 않는 것일까. 이 사람은 왜 겨우 손만 씻으면서 온 화장실은 물바다로 만드는 것일까. 게다가 왜 젖은 손을 타월에 닦지 않는 것일까. 이 사람은 왜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일까. 이 사람은 왜 자기 옷을 어디다 두어야 하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 사람은 대체 왜......

나 자신도 아직은 반신반의하고 있는데, '이 사람'을 일반적인 '남자'로 대치해도 무방한 모양이다. 결혼한 여자 친구들이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너, 아직도 그걸 몰랐어?

 

P 87

결혼한(또는 결혼한 적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왜 결혼에 대해 별 얘기를 하지 않는지, 스스로 해 보고야 알았다. 꿀처럼 행복하고 아까워서 말하지 않는 것은 물로 아니고, 그렇다고 괴롭고 고통스럽고 우울해서 말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저 모두들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결혼이 너무도 특수하고 개인적이어서, 우연과 필연이 꽈배기처럼 꼬여 설명하기 곤란한 양상을 띠고 있기에.

부부 싸움의 원인이 천차만별한 것과 비슷하다. 심각하고 우스꽝스럽고 헤아릴 수도 없는 - 우연히 발견된 원유처럼, 끝없이 솟아나는 - 싸움의 이유. 용케 찾아내네, 하고 남편은 말한다. 찾아내는 게 아니야, 생겨나는 거지,라고 나는 말한다. 당신이 눈앞에다 들이밀고 있잖아.

 

P 118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는 편이 서로를 길들이는 것보다 훨씬 멋진 일이니까.

 

 

나에게 와닿았던 부분을 다시 적으면서도 피식 웃게 된다. 특히 부부싸움의 원인ㅋㅋ

부부사이는 어느 나라나 비슷한가 보다.

지금 신혼생활을 하고 있다면 꼭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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